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AI가 창의력을 테스트한다

by revolu 2025. 7. 3.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스스로 학습하며 판단을 내리는 시대에 우리는 새로운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과연 인공지능은 창의적일 수 있을까?” 창의력은 인간만의 고유한 능력이라고 여겨져 왔지만, 최근 AI는 예술, 문학, 디자인, 심지어 발명 분야까지 진출하며 인간의 창조적 영역을 넘보고 있습니다. 이제 인공지능의 진짜 시험대는 단순한 계산 능력을 넘어서 ‘창의성’입니다. 이 글에서는 인공지능의 창의력이 어떻게 시험되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는 ‘창조’의 개념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인공지능, 창의력의 문을 두드리다

전통적으로 인공지능은 주어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고, 규칙에 따라 판단을 내리는 기계적 시스템으로 인식되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인공지능은 점점 더 비정형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문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창의력’ 테스트입니다. 창의력은 기존의 정보를 조합해 새롭고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인간은 감정, 직관, 경험을 바탕으로 창조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지만, 인공지능은 그러한 맥락을 모방하거나 예측을 통해 유사한 결과물을 도출합니다. 이 차이점이 바로 창조성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유발하는 지점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인공지능이 이제 단순히 인간의 창작물을 ‘모방’하는 단계를 넘어서, 스스로 창작의 방향성을 탐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AI가 전혀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내거나, 인간이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가 생성한 추상화된 예술작품이나 독창적인 시 구절은 때로 인간조차 감탄할 정도입니다. 이는 AI가 점차 창의적 판단을 ‘학습’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인간의 감성이나 문화적 맥락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지만, 데이터의 양과 연산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AI는 ‘창의성’이라는 문을 점점 더 과감하게 두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AI는 진짜로 창의적일까? (확장 버전)

AI가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작곡하며 시를 쓴다는 소식은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작업이 단순히 기존 데이터를 ‘혼합’하는 것인지, 아니면 ‘진짜 창의성’의 산물인지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예를 들어, 오픈AI의 GPT 시리즈는 인간처럼 글을 써내고, DALL·E는 “고양이 모양의 피자” 같은 상상 속 이미지를 생성합니다. 이러한 결과물은 창조적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하여 ‘가능성 있는 조합’을 출력한 결과입니다. 이 점에서 일각에서는 이를 ‘진짜 창의성’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관점에서는, 인간 역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때문에 AI의 창의성도 일종의 새로운 형태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특히 창의성의 정의가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요소를 독창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라면, AI가 보여주는 결과물도 충분히 창의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철학자 마거릿 보든(Margaret Boden)은 창의성을 세 가지 범주로 구분한 바 있습니다.

  1. 조합적 창의성(Combinational Creativity) – 기존 아이디어를 새롭게 조합
  2. 탐색적 창의성(Exploratory Creativity) – 기존 규칙 내에서 가능한 공간을 탐색
  3. 변형적 창의성(Transformational Creativity) – 규칙 자체를 바꾸며 완전히 새로운 틀 제시

현재의 인공지능은 대부분 조합적 창의성에 머물러 있지만, 점차 탐색적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일부 실험에서는 규칙 자체를 변경하는 변형적 시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AI의 창의성이 단순 반복이 아닌, 진화하는 과정에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또한 중요한 점은, 인간조차도 대부분의 창의적 작업이 영감과 데이터의 재구성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무의식 속에서 수많은 기억과 경험을 조합하여 아이디어를 떠올립니다. 그렇다면 AI가 방대한 데이터로부터 새로운 형식을 만들어내는 행위도, 넓은 의미의 창의성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결국 AI의 창의성을 단정지을 수 없는 이유는, 창의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객관적으로 측정되기 어렵고, 문화적·철학적으로 유동적인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창의적이다’라는 판단은 인간의 감정, 맥락, 기대치에 따라 달라지며, 이 기준은 시대와 사회에 따라 계속 바뀝니다.

창조성을 실험하는 AI 연구 사례

인공지능의 창의력을 실험하는 시도는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들 연구는 단순히 AI가 예술작품을 모방하는 수준을 넘어, 새롭고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창조성을 발현할 수 있는지를 실질적으로 테스트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1. OpenAI의 GPT와 DALL·E – 언어와 이미지의 창조 실험

OpenAI가 개발한 GPT와 DALL·E는 대표적인 창의성 실험 도구입니다. GPT는 인간의 언어 패턴을 학습해 자연스러운 문장을 생성하는 데 특화된 모델로, 사용자가 간단한 문장을 입력하면 소설, 시, 에세이 등의 다양한 창작물을 만들어냅니다. GPT의 창의성은 단지 문법적으로 완벽한 문장을 넘어, 문맥을 파악하고 문학적인 표현을 창출하는 능력에서 드러납니다. 한편 DALL·E는 이미지 생성 AI로, “달에서 책을 읽는 코끼리”처럼 인간의 상상력조차 벗어날 법한 문장을 시각화할 수 있습니다. 이 모델은 시각적 요소를 조합하고, 독창적인 장면을 만들어내는 데 있어 인간 디자이너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고 있습니다. 단순한 재현이 아닌, 창의적인 상상력의 시각화라는 점에서 중요한 연구 사례로 평가받습니다.

2. Google DeepMind의 AlphaCode – 문제 해결에서의 창의성

Google DeepMind는 체스나 바둑 같은 게임 AI로 유명하지만, 최근에는 AlphaCode라는 창의적 코딩 AI를 통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AlphaCode는 단순히 코드를 작성하는 것을 넘어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독창적인 알고리즘적 접근 방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다른 코드 구현을 시도하고, 그중 최적의 해답을 찾아내는 과정은 인간 개발자의 문제 해결 과정과 유사합니다. 이는 AI가 단순 반복이나 규칙 적용이 아닌,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고 새로운 해결책을 도출하는 능력, 즉 창의적 사고를 구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3. 음악 창작 AI – MuseNet과 Amper Music

음악은 창의성의 대표적인 영역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AI가 음악을 작곡하고 편곡하는 수준까지 발전했습니다. 오픈AI의 MuseNet은 클래식부터 재즈, 록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학습하여 새로운 곡을 창작할 수 있습니다. 이 모델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음악적 구조를 인식하고, 조화로운 멜로디와 리듬을 만들어냅니다. 또한 Amper Music은 사용자가 원하는 분위기나 테마를 입력하면, 이에 맞는 음악을 자동 생성해주는 플랫폼입니다. 광고 음악이나 유튜브 배경음악 등 상업적 용도로도 활용되고 있으며, 인간 작곡가와의 협업을 통해 기존에 없던 음악적 스타일을 탄생시킨 사례도 존재합니다. AI가 감성적인 흐름과 청각적 선호를 분석해 새로운 사운드를 창조해내는 과정은, 음악 분야에서의 창의성을 실제로 구현한 대표적인 예입니다.

4. 시각 예술 분야의 AI – Artbreeder, DeepArt

AI는 회화, 일러스트, 사진 등 시각 예술 분야에서도 실험되고 있습니다. Artbreeder는 사용자가 여러 이미지를 조합하고 조절할 수 있도록 해주는 AI 기반 플랫폼으로, 단순한 이미지 보정 수준을 넘어, 완전히 새로운 인물의 얼굴이나 풍경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는 AI와 상호작용하며 마치 공동 창작자처럼 작품을 만들어냅니다. DeepArt는 고흐, 모네 등 유명 화가의 화풍을 학습한 후, 사용자의 사진에 해당 스타일을 입혀주는 AI입니다. 이를 통해 평범한 사진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하며, 인간의 감성적 표현과 AI의 계산적 접근이 융합되는 새로운 예술 형식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인간과 AI, 협업의 창의성

AI가 인간처럼 창의적일 수 없다는 주장이 존재하지만, 이는 오히려 인간과 AI가 서로의 한계를 보완하며 새로운 형태의 창조성을 실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인공지능은 감정을 느끼거나 예술적 감수성을 지니지 않지만,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고 다양한 조합을 시도하는 능력은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런 점에서 AI는 단순한 도구 그 이상, 창작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실제로 예술, 디자인, 음악 분야에서는 인간과 AI의 협업 사례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화가는 AI가 생성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새로운 회화를 창작하고, 작곡가는 AI가 만들어낸 음악 샘플을 편곡하거나 새로운 멜로디로 발전시킵니다. 문학의 경우에도 AI가 초안을 생성하고, 인간 작가가 그 흐름을 조율하거나 감정의 깊이를 더해 완성하는 식의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협업은 인간이 기존의 창작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고방식이나 표현 방식을 실험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전에는 떠올리기 어려웠던 아이디어도 AI의 ‘비정형적 조합’을 통해 새롭게 발견될 수 있으며, 인간은 이를 해석하고 방향을 정함으로써 더욱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한편, AI와의 협업은 예술 외에도 산업 디자인, 광고, 건축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디자이너는 AI가 생성한 수천 가지 외형 모델 중 창의적인 디자인 요소를 선택해 반영하며, 광고 제작자들은 AI가 분석한 소비자 반응 데이터를 바탕으로 감성적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결국 창의성이란 ‘전혀 없던 것을 창조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새로운 맥락에서 의미를 재구성하는 능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인간과 AI의 협업은 지금까지 우리가 가졌던 창의성의 정의를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창작 본능을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라, 그 본능을 더 멀리, 더 깊이 확장시켜 줄 촉매제로 기능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래의 창작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인공지능이 함께 만들어가는 복합적 창조의 여정이 될 것입니다.

결론: AI는 창의성의 미래를 열고 있는가?

인공지능이 보여주는 창의력은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인간 고유의 직관적 창조성’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무의미하거나 단순한 계산의 반복이라고 말하기에는 이미 AI가 만들어낸 수많은 결과물이 예술, 디자인, 음악,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간이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조합이나 형식, 전통적인 규칙을 벗어난 표현을 통해 오히려 인간의 창의성 한계를 자극하고 확장하는 도구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AI는 단독으로 창의적 주체가 되기보다, 창의성을 촉진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역할에 더 가깝습니다. 예술가와 작곡가, 작가, 개발자들은 AI의 출력물에서 영감을 얻고, 그 위에 인간의 감성과 경험을 더해 완전히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붓과 캔버스가 창의성의 도구였듯, AI가 새로운 창작 시대의 '지능형 도구'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결국 인공지능은 창의성을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로 진화시키고 있는 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AI는 인간의 창의적 사고를 모방하는 단계를 넘어, 인간과 함께 상호작용하며 더 넓은 상상력의 세계로 우리를 이끌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창의성은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닌, 인간과 인공지능이 함께 만들어가는 하이브리드 창의성의 시대로 나아갈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AI는 분명히 창의성의 미래를 열고 있으며, 그 실험과 가능성은 지금도 계속 확장되고 있습니다.